상표
안녕하세요. 지식재산권 보호의 정석, 이음특허법률사무소입니다.
상표법은 특정 주체가 축적한 신용과 경제적 성과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등록된 상표는 원칙적으로 정당한 사용자가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상표를 통해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의 출처를 정확히 식별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상표는 특허권이나 디자인권과 달리, 창작·개발에 투입되는 기술적 노력 없이도 비교적 쉽게 형성될 수 있는 권리라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상표의 등록 남용이나 방어적 등록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존재합니다.
실제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등록만으로 권리 주장이 가능한가?
일부 기업은 상표를 실제로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동일 또는 유사 상표에 대한 시장 진입을 차단하는 용도로 등록을 유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자칫하면 지식재산권의 본래 목적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등록 후 정당한 사용이 없을 경우, 제3자의 청구에 의해 상표권이 취소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맥도날드 vs. 슈퍼맥 – ‘빅맥’ 상표 분쟁의 전말
2024년 6월 5일, CBS 뉴스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치킨 샌드위치, 가금류 제품 또는 레스토랑 서비스업에 대해
맥도날드 측이 5년 동안 ‘빅맥(Big Mac)’ 상표를 진정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입증하지 못했다”
맥도날드는 유럽 내 수천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제로 프랑스 내 Uber Eats 앱에서는 여전히 가장 먼저 ‘Big Mac’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핵심은 ‘사용 여부’의 범위에 있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Uber Eats
‘Big Mac’은 쇠고기 패티가 중심인 햄버거 메뉴입니다.
그러나 치킨 제품군에는 ‘Big Mac’이라는 상표를 사용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치킨류’ 관련 지정상품에 대한 상표권은 취소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단순히 메뉴에 상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음식점업’ 전체에 대한 상표 사용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판단도 내려졌습니다.
슈퍼맥이 활용한 법적 수단은?
이 사건은 맥도날드가 ‘빅맥’ 상표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경쟁사인 슈퍼맥(Supermac’s)이 정확히 분석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한 사례입니다.
2017년: 슈퍼맥이 불사용취소심판 청구
2019년: 심판에서 일부 상표 취소 결정
2024년: 맥도날드의 불복 소송 기각 → 판결 확정
결과적으로, 7년 이상 장기화된 상표 분쟁은 슈퍼맥의 손을 들어주며 일단락되었습니다.
유럽사법재판소에 항소할 기회는 남아 있으나, 맥도날드가 실제로 항소할지 여부는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시사점: 누가 더 강한가가 아니라, 누가 더 정당한가
이번 사건은 종종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되지만, 지식재산권의 세계에서는 그보다 중요한 판단 기준이 존재합니다.
"누가 더 정당한 권리를 가졌는가"
"그 권리를 얼마나 충실히 행사해 왔는가"
상표는 사용을 전제로 한 권리입니다.
등록만으로 시장을 독점하거나, 실사용 없이 권리를 방어적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지식재산권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으며, 국제적으로도 점점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이 사건은 단순히 글로벌 브랜드의 상표가 취소된 사례에 그치지 않습니다.
상표 등록 이후에도 지속적인 사용과 관리가 필요하며, 정당한 사용이 없는 경우 불사용취소심판을 통한 권리 정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